빤히 보이는 그 거리

문을 닫고 신발을 벗는 것과 동시에 택배 봉투를 뜯어보고 있었다.

며칠 전에 고민하다 산 운동복 바지가 도착해서다.

제발~~ 길이가 길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동시에, 여전히 바지 길이는 생각했던 대로 너무나 길다~~

수선하지 않으면 안 되는, 굽이 있는 신발을 신어도 입고 나갈 수 없는 그런 길이다. 스몰 바지는 도대체 평균 키를 얼마로 잡은 걸까. 내가 평균에 엄청나게 도달하지 못하는 거겠지, 라며 마음을 쓸어내린다.

새로 산 바지를 입으려면, 저어~기 내려다보이는, 빤히 보이는 건물 3층 수선집으로 가야 한다. 운이 좋으면 바로 해올 수도 있으니,

손님이 많지 않은 지금 가야 한다.

타닥타닥 쪼리 슬리퍼를 신고, 어색한 눈빛을 잘 처리하는 척, 마주 오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며 위아래로 조용히 주변을 슬쩍슬쩍 조심히 바라보며 걷는다.

절대 조급하거나 빠른 걸음이 아니도록 주의하며, 우아하게 걷는 것처럼 보이도록. 그렇게 터벅터벅, 빤~~히 보이는 그 거리를 20분 걸어간다.

도착하면 사장 아주머니가 밝게 웃으며, 또 왔냐는 눈빛으로, 항상 하는 그거지 라는 얼굴로 나를 반긴다.

흠~~ 운이 좋게도 아주머니가 한가하시다. 5분 정도면 바로 된다는 말에 다행이에요, 라며 의자에 앉아 기다려본다.

잠깐 핸드폰 보는 사이, 내 뒤로 순식간에 5명이 더 왔다. 연신 운이 좋았다며 나는 내심 기뻐한다.

그렇게 수선 마친 바지를 찾아, 오길 잘했다 라며, 올 때와는 다른 기분으로 20분을 10분처럼 걸어 돌아온다.

그러다 든 생각. 나는 작아서 다행이다. 다리가 평균보다 긴 사람들은 바지에 덧붙일 수도 없는데, 나는 수선하면 되잖아. ㅎㅎ

아 맞다, 작은 사람들을 위해 바지를 스몰 말고 한 가지 더 만들면 좋을 텐데. 9부로,

모든 바지를 9부로 추가해서 만들어주면 수선 안 하고도 딱 맞을 텐데. 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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